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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배 교수 칼럼】전환기시대 789세력교체와 ‘新40대 기수론’
2024년 01월 02일 [새용산신문]


  박상배 순천향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전 한국가스기술공사 상임감사

오는 4월 총선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가히 ‘성전(聖戰)’이다. 건국 이래, 70여 년을 온전한 시장경제 토양과 굳건한 자유민주주의 성장기반 위에서 발전해 왔다.

이런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법치질서가 지금처럼 훼손된 적은 없다는 것이 그의 기본 시각이다. 동시에 ‘왜 이겨야 하는지’ 본질에 관한 대답이기도 하다.

지난 12월 26일 비대위 수락 연설에서 그의 가슴은 더욱 뜨거웠다.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장탄식에 그칠 일이 아니라, 이제는 굴곡을 바로잡고자 하는 용기와 헌신에 방점을 뒀다.

마치 ‘행동하는 양심’을 떠올리듯 국민 저변에 깔린 민심을 헤집어 놓았다. 벌떼처럼 일대 봉기(蜂起)라도 해야 할 때로 본 것이다. 무림고수들이 득실대는 험난한 정치 세계로 뛰어들기까지 용기와 결심의 일단도 같은 맥락에서 읽혀진다.

사실 ‘한동훈 정치’의 가치지향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부터 시작된다. 이 나라 건국의 아버지들인 이승만과 박정희 정부의 근간(根幹)을 자신의 신념과 빗대어 자신있게 밝혀왔다.

그는 지난 여름 경제인 세미나에서 “농지개혁은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인의 나라로 변신을 가능케 한 대전환의 계기”가 됐음을 적시하며 “농지개혁처럼 우리도 사회개혁을 해서 국민이 행복하고 기업인이 혁신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꺼져가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이민 정책이 미래과제라는 점을 강조했고, 각종 기념행사에서 신실 호국관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문제는 이 나라의 소중한 가치 유산이 무너지고 극단의 이념정치가 넘쳐나는 오늘의 이 난국. 이를 초래한 책임에 너나 따로 가릴 수는 없지만 타개할 대상은 분명히 했다. 집단 이기주의에 온갖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고 기득권 유지에 찌든 사회적 병폐가 기존정치권에서 비롯됐음을 숨기지 않았다.

사실 장기간 주류세력으로 군림해온 86운동권 정치가 우리 사회에 끼친 공과는 차치하고, 최근 또 다른 적폐 세력으로 변질된 것에 비춰볼 때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것도 사실이다.

경제계나 과학기술을 보더라도 신진기예 (新進氣銳)의 기상과 날카로움은 시대정신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한 위원장은 지금 겪고 있는 불합리한 정치 현실에 대해 “민주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486, 586, 686이 되도록 대대손손 국민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직설했다.

또한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이다.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와 전제를 막지 못할 거라고 상식적인 사람은 공포를 느낄 만하지만, 용기를 내기로 결심해야 한다”고 실천을 위한 목표 설정까지 제시했다. 이들이 과연 특권과 반칙없는 세상을 희구해온 노무현 키즈들인가 의심들뿐이다.

이를 통해 총선 정국 돌입에 앞서 정권 심판론이 강한 세밑 정국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바꿔 놓았다. 이 대표는 ‘중대 범죄자’로, 민주당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심판 대상’으로 규정한 전략적 프레임이다.

총선을 ‘윤석열 대 이재명’의 현 정부 심판 구도가 아니라 ‘한동훈 대 이재명’의 민주당-운동권 심판론 구도로 바꿔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86그룹 맏형이던 ‘돈봉투’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나보다 열 살이나 어린 ×이” 꼰대질을 하자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수십 년간 시민들 위에 군림했다”며 ‘후진 정치’를 세련되게 질타한 사람이 한동훈이다.

시대착오적 ‘×팔육 정치’를 종식시키고 전대협보다 극단적 좌파인 한총련의 정치 진입을 막으면서, 지긋지긋한 보스정치 팬덤 정치를 끝내고, 멀쩡한 보수를 넘어 태도 또한 괜찮은 쿨한 보수로 가려면 73년생 신세대 정치인 한동훈이 ‘세대교체’를 사실상 들고 나온 것이다. 어찌보면 ‘新40대 기수론’인 셈이다

40대 기수론은 1970년 당시 44세였던 김영삼 의원이 1971년에 치러질 제7대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전에 나서면서 야당 대통령 후보의 조건과 자격에 관해 주창한 논리를 말한다. 당시 원로 정치인들이 독점하던 우리 정치사에서 한 획을 그은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명전 과정에서 유진산 총재는 ‘정치적 미성년’, ‘구상유취(口尙乳臭·입에서 젖 비린내가 난다)’라는 식의 공세였지만 정가의 명언으로 남았다. 40대 기수론을 폄하하기는 했으나 ‘어린 ×이’식의 86정치 특유의 바닥난 인격까지 한계를 드러내진 않았다

전대협, 한총련의 전력이 환대받는 영역은 정치권, 그중 민주당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에서 세대간 기회와 역할의 쏠림현상은 X세대·Y세대·MZ세대들에게 ‘불공정’이란 공용어로 통용된다.

장강의 앞물결이 뒷물결을 거스를 수 없는 시대가 온다. 789세대(70·80·90년대생)를 중심으로 운동권 적폐 정치를 끝내고 민생 정치를 새롭게 출발할지 중대 기로일 수 밖에 없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유력 인사는 물론이고, YS, DJ와 함께 민주화 운동을 했던 정치가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것처럼 노무현, 문재인 정권의 운동권 특권 정치가 청산의 대상에 놓였다. 실력, 인격 그 무엇으로 보나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 다시 30대와 40대 초반의 신진 세력이 50ㆍ60에게 지분을 내어 놓으라고 요구할 때다. 그러나 지금의 50ㆍ60대는 20년 전 혹은 30년 전의 권력자들보다 훨씬 강력하다.

80년대 전대협과 90년대 한총련 세력이 공천과 기득권을 놓고 벌리고 있는 민주당 내 활극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다. ‘베이비붐어’로 불리는 지금의 50ㆍ60대가 20ㆍ30대였을 때 그들은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집단이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20ㆍ30보다 20%나 많은 인구가 50ㆍ60대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비극이다.

새용산신문 기자  kdy33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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