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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덕을 베푸는 사람과 천재_박윤규 김포문화원장
2023년 07월 02일 [새용산신문]


박윤규 김포문화원장

우리는 재주가 덕을 이기려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요즘 학부모들은 내 자식을 남보다 뛰어난 천재로 키워보려고 혈안이 돼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천재보다는 덕 있는 사람, 재주 많은 사람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다.

어느 날 공자가 수레에 올라 시골길을 가고 있는데, 아이들이 길에서 흙으로 성(城) 쌓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공자는 아이들보고 수레가 지나가는 길이니 비켜달라고 했다. 아이들은 들은 척도 않고 성 쌓기 놀이에 집중하다 한 아이가 말했다.

“어르신! 수레가 지나가게 성(城)이 비켜야 됩니까?” 공자는 ‘똑똑한 녀석이구나!’ 생각하고 나이와 이름을 물었다. 나이는 8살 이름은 황택이라고 대답했다. 공자는 “너 바둑을 둘 줄 아느냐”라고 또 물었다. 아이는 “군주가 바둑을 좋아하면 게으르고, 농부가 바둑을 좋아하면 논밭 일에 게을러져서 흉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바둑을 안 둔다”고 대답했다.

공자는 속으로 신통한 천재성이 있는 아이로구나 생각했다. 똑똑하고 총망한 아이 같아 수수께끼 문제를 물어봤다. “자식을 못 낳는 애비가 있는데 누구냐” 물어보니 허수아비라 대답했다. “그럼 연기가 안 나는 불은 무엇이냐” 했더니 반딧불이라고 대답했다“ 아는구나 한 가지만 더 물어보자. 물고기가 안 사는 물은?”, “눈물 아닙니까?”

공자가 감탄하고 있는데, 이번엔 아이가 어른께 묻겠다며 추운 겨울엔 나뭇잎이 낙엽이 되어 떨어져 앙상한데 소나무는 왜 푸르냐고 물었다. “그거야 소나무는 속이 꽉 차서 잎이 안 마르기 때문”이라고 하니 “틀렸습니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있어도 푸르지 않습니까?” 공자는 “아이가 좀 더 성장하면 제자로 삼을까 생각해 봤으나 덕이 부족하니 안되겠군 하고 마음을 접었다.

그 후 혹시나 해서 황택이라는 사람을 찾아봤지만, 벼슬한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은 없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덕이 부족해서 거짓과 모순이 우후죽순처럼 머리를 내밀고 있다. 천재교육과 지식교육도 중요하지만, 덕을 쌓고 실천에 옮기는 교육이 더 필요함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조선시대 관료이자 학자였던 이수광은 1597년 성균관대사성이 되었으며 3차례나 조선 사신으로 명나라에 다녀올 정도로 지식도 풍부했지만 강직하면서도 성실하고 양심 있는 관료로 높이 평가한다.

이수광은 이런 말을 했다. “임금이 덕을 좋아하면 백성들은 올바른 것을 좋아하게 되고, 임금이 아첨을 좋아하면 백성들은 간사한 것을 좋아하게 되는 법”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선열들께서 국가와 민족, 이웃과 가족 사랑을 으뜸으로 생각했음은 덕의 중요성을 알고 몸소 실천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상의 얼과 덕을 이어받아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후손에게 넘겨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 지식을 쌓아 천재를 만드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덕을 쌓아 남을 배려하는 교육이 더 필요하다. 인성교육을 잘 받은 국민이 많을 때, 역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새용산신문 기자  kdy33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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