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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깃발의 혼 |
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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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3월 18일 [새용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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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오를 수 없는 꼭대기 누가 그대 하늘에 매달았는가 하늘 가로 지르는 당당함으로 거부할 줄 모르고 매달렸는가 흔들려도 어지럽다 말거라 때리거든 흠뻑 맞아라 홀로 있다고 외롭다 말거라 처절한 아픔이 곤궁할 때까지 극기의 날 온전히 견디어라
힘차게 뻗은 욕망으로 하늘 바다에 떠돌지 않으려 수만 번 흔들림을 이겨온 날들 수천 수만의 떨림은 잎새에도 있음을 더 열렬히 흔들리며 버티어 온 날 어둔 곳 밝히는 촛불처럼 서럽도록 아린 지난 세월 눈물겨운 넋들을 불타게 하는 목종(木鐘)이 되어서라도 울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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