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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친구의 숫자와 치매
박윤규
본지 논설위원
김포문화원 원장
한국 전례원 김포지원장
2022년 03월 18일 [새용산신문]

친구 간에 어떤 문제가 돌발했을 때 나의 실수였다, 미안하다고 말한다. 친구인데 괜찮아. 미안해하지 마. 이런 말이 오고 간다. 그렇다면 친구 간에 말과 행동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정립할까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친구 간에 부채 관계, 손해배상 관계, 채권 채무 관계, 보상 은덕 관계 등 뭐든지 양해하고, 이해하고, 망각하고, 관용으로 처리하여야 한다면 어디까지가 친구의 한계일까? 이해를 돕기 위해 옥스퍼드 대학 로번 교수의 친구 관계를 알아보자.

보통 사람들은 일생동안 얼굴 모습을 기억하고 지내는 사람의 숫자가 5,000명 정도이고 그중 이름까지 알고 지내는 사이가 1,000여 명 된다고 한다. 1,000명 중 500명은 지인 관계이고 약 100명 정도가 친구 사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00명 중 친근한 사이가 50명 정도이고 아주 절친한 사이는 5명 정도라고 했다. 평생 친교 하면서 콩 한 알이라도 나누고 싶은 친구가 5명 있다면 아주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고 보는 것이다.

친구가 많으면 수명도 늘어나며 험한 사회를 헤쳐나가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친구 간의 우정을 유지하려면 통신으로 소식 알리기보다는 가능한 한 직접 만나고 때로는 술과 차를 마시며 수다도 떨고 논쟁도 하고 음식 맛을 함께 즐기며 운동을 통한 신체 접촉도 하며 공통된 일에 함께 몰입해 보는 순간이 우정의 싹을 틔우는 순간이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 현장을 들여다보면 친구의 숫자가 많을수록 끈끈한 우정에 의한 면역 반응과 비례한다는 것이다. 절친한 친구가 없고 형식적인 친구와는 속마음을 말하기는 어렵다. 대화의 즐거움을 못 나눈다면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허망한 생각이 들 것이다.

특히 소심한 사람이 치매 환자가 된다는 사실은 의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불운한 친구의 노년 생활 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친구에게 대화의 문을 열어주는 것은 나의 미래 일상에 보험이 될 수도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친구 분석 연구를 보면 친구 5명에서 10명인 그룹과 친구 10명에서 20명인 그룹 사람들의 질병에 대한 면역력 반응을 조사한 결과 친구가 많은 그룹의 사람들이 면역력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말인즉 친구가 바이러스 코로나 오미크론 시대에 백신 역할을 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생명의 연장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이다.

좋은 친구와 좋은 추억을 간직하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다. 그러나 좋은 친구 사이라도 상호 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데 그 도리는 덕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인성을 갖춘 사람이 되고 나의 분수에 맞는 일상을 보내야 한다. 친구의 단점을 꼬집기보다는 장점에 박수를 보내는 풍토를 만들고 친구의 우정을 귀중하게 여길 때 친구와 친구 사이에도 꽃이 필 것이다.
서울경기행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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