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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훈민정음 해례본》 당신은 누구입니까?
박재성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
훈민정음탑건립조직위원회 상임조직위원장
교육학박사
2022년 01월 10일 [새용산신문]

《훈민정음 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이여 당신은 대체 누구이기에 당신을 태어나게 하신 분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세종실록』에 단, 한 줄도 당신에 대해서 언급되어 있지 않을까요? 당신을 태어나게 하신 분 이후를 포함하여 『조선왕조실록』을 전부 뒤져봐도 당신의 이름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까요? 더욱이 훈민정음을 연구한 조선 시대 학자들마저도 어찌하여 당신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까요?

더욱더 궁금한 것은 지금 우리가 국보 제70호라고 떠받들고 있는 당신은 표지에도 당신의 떳떳한 이름 《훈민정음 해례본》이라고 밝히지 못하고 <훈민정음>이라고만 기록되어 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첫 번째 궁금한 것은 성군이라고 칭송받는 당신의 주인이신 세종대왕께서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위대한 문자 훈민정음 창제원리와 사용법을 기록한 《훈민정음 해례본》 당신을 왜 목판본으로 간행하였을까요? 당시 국가사업으로 만든 책은 거의 모두 활자본으로 간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로 인쇄된 책이라고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직지심체요절》을 발간한 문자 강국인데 말입니다.
또한, 올해 6월 2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훈민정음 창제 당시 표기가 반영된 가장 이른 시기인 조선 전기에 제작된 훈민정음 금속 활자 1600여 점이 발견됐는데도 어찌하여 당신을 누가 어떤 이유로 목판본으로 태어나게 했을까요? 뒤에서 언급하겠습니다만, 세종 5년(1423)에 승문원(承文院)에서 당신의 주인님께 “<지정조격(至正條格)> 10부와 <이학지남(吏學指南)> 15부와 <어제대고(御製大誥)> 15부를 인쇄하기를 청합니다.”라고 계(啓)하였더니, 오히려 “각각 50부씩 인쇄하라.”라고 명하셨던 분이신데, 어찌하여 당신같이 가장 아끼는 분을 목판본으로 존재시킨 것도 이상하지만 목판본이든 금속 활자본이든 인쇄하라고 명령했다는 기록조차 찾아볼 수 없을까요?
두 번째 궁금한 것은 당신은 언제 태어났을까요? 세종실록에는 세종 28년 9월 29일 자 기록에 ‘이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졌다’라고 하였는데, 훈민정음 해례본의 끝부분에 기록된 정인지 서문 혹은 정인지 후서에는 어찌하여 당신의 출생신고일을‘정통 11년 9월 상한(上澣)’이라고 두리뭉실하게 표현해 놓았을까요?
세 번째 궁금한 것은 위대한 문자의 해례를 기록해 놓은 당신을 애초에 많이 인쇄하지 않았던지 훈민정음을 창제한 1443년으로부터 497년 동안이나 어디에 꼭꼭 숨어있다가 1940년에 와서야 나타났는가요? 아직도 당신의 존재는 안동본과 상주본 단 둘뿐인데, 혹시 다른 곳에서 숨어지내지는 않는가요?

그래서 저는 천학 비재를 무릅쓰고 이런 추측을 해 봅니다. 지금 국보 제70호이자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당신의 진본이나 혹은 초기 복제품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왜놈들에게 납치되어 일본의 어느 서고에서 갇혀있으면서 구원해달라고 외치고 있지는 않은지 애절한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1940년에야 발견된 당신의 존재가 당신만이 알 수 있는 “차청전탁 불청불탁(次淸全濁 不淸不濁)” 등의 내용을 인용하여 일본 학자 ‘히라다 아쓰다네(平田篤胤)’가 1819년에 지은 『신자일문전(神字日文傳)』에 표기된 것을 근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추정하는 합리적인 이유는 얼마 전에 국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재재단이 국내에서는 전해지지 않는 15세기 금속 활자본 즉, 1423년(세종 5년) 제작된 ‘경자자(庚子字)’라는 금속 활자로 발행한 <이학지남>이라는 책을 일본 도쿄 와세다대 도서관에서 찾아냈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모두가 칭송해 마지않는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당신의 위대함을 자손만대에 정확하게 계승시켜주기 위해서 당신의 존재를 바르게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우리는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를 설립하였으며, 문화재청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이의 규명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포함하여 일본 어느 곳엔가 지금까지 감금되어 있을 당신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답답함을 알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서울경기행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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